한국국학진흥원이 발행하는 인문 감성 웹진 『담談』 통권 147호(2026년 5월호)가 ‘함께함의 지혜’를 주제로 발간됐다. 이번 호는 24절기 중 하나인 소만(小滿)을 맞아, 만물이 점차 생장하며 풍요를 향해 나아가는 계절의 의미를 되새긴다. 특히 사람들이 힘을 모아 농사일을 시작하고 보릿고개를 함께 견뎌내던 모습을 통해 협력과 상생의 가치를 조명한다. 아울러 농번기를 맞아 분주해진 농촌의 일상을 통해 공동체가 위기를 함께 넘는 삶의 지혜를 살펴본다.
분주함과 고단함을 함께 넘는 지혜
이번 호에서는 초여름이 시작되면서 분주해지는 농촌의 일상에 주목했다. 이광우 교수는 〈분주함을 넘는 함께함〉에서 ????죽소부군일기????와 ????계암일록???? 등 선조들의 일기를 바탕으로 소만 무렵 농촌의 모습을 조명한다. 이를 통해 한 해 농사를 준비하던 사람들이 어떻게 공동체의 힘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는지 살펴본다. 모내기와 밭작물 파종으로 1년 중 가장 바쁜 소만 무렵, 가뭄과 노동력 부족이라는 현실적 위기를 동계·동약·두레와 같은 공동체 조직으로 극복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설명한다.
서미숙 작가는 〈소만 무렵〉에서 어린 시절 겪었던 농촌 생활의 기억을 섬세하게 풀어낸다. 산과 들을 뛰놀며 삐삐와 땅찔레를 따 먹고, 언니 오빠들과 함께 밀서리를 하며, 오월 하순에 피어난 감꽃으로 목걸이를 만들던 장면들이 정겹게 펼쳐진다. 글은 보릿고개의 고단함도 함께 떠올리게 한다. 곳간이 비어가던 궁핍한 시절에도 서로 도우며 위기를 견뎌낸 농촌 공동체의 삶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되새기게 한다.
함께 맞추는 율(律), 함께 채워가는 삶
혼자가 아닌 ‘같이’의 가치는 농사 현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수진 평론가는 〈나, 그리고 우리〉에서 1895년 인천에 세워진 협률사와 1902년 서울 정동에서 문을 연 협률사의 의미를 재조명한다. 이어 오늘날 정동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희극 〈광대〉를 통해 각기 다른 소리와 몸짓이 어우러져 하나의 공연이 완성되는 과정을 살핀다.
한국국학진흥원 류기수 전임연구원은 〈함께 채워가는 삶〉에서 ‘조금씩 채워간다’는 소만(小滿)의 의미에 주목한다. 보릿고개라는 극심한 결핍의 시기를 단순한 고통으로만 보지 않고, 산나물을 캐어 이웃과 나누며 새로운 수확을 기다리던 희망의 시간으로 재해석했다. 혼자서는 부족하기에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며 성장해 가는 선조들의 지혜를 통해, 각자도생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깊은 연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위기를 극복하는 함께함의 힘
이 밖에도 ‘함께함’의 의미를 다채롭게 풀어낸 연재물이 함께 실렸다. 이문영 작가의 〈백이와 목금〉에서는 정 진사의 심부름으로 산을 넘어 논의 상태를 살피러 가던 두 소녀가 구렁이의 위협을 받은 까치를 구해주다 위기에 처하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후 다양한 존재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은 함께할 때 비로소 어려움을 넘어설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서은경 작가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백석 시인의 시 〈오리 망아지 토끼〉를 웹툰으로 그려냈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본 생명과 자연의 세계를 담은 작품으로, 시의 따뜻한 감성이 웹툰이라는 형식을 통해 어떻게 새롭게 표현되었는지 눈길을 끈다.
웹진 『담談』 통권 147호(2026년 5월호)는 한국국학진흥원 스토리테마파크 누리집(https://story.ugyo.net/front/webzine/index.do)에서 확인할 수 있다.